2009. 9. 15.

하안거 해제법어-동화사 금당선원-효봉스님-1959년(己亥年) 7월 15일

1959년(己亥年) 7월 15일



하안거 해제법어-동화사 금당선원


법상에 올라 말씀하셨다.


시회대중(時會大衆)은 결제(結制) 삼개월에 얻은 바가 무엇인가? 벽안납승


(碧眼納僧)은 한마디 일러라!



대중이 말이 없자 이르시기를,



그대들은 밥도둑이 아닌가. 두 도둑이 집안의 보배를 훔쳐 가려고 하니 취모검(吹毛劍)으로 육문(六門)을 지키되 용감하기 적병(敵兵)을 대하듯 해야 한다. 적을 막지 못하면 저들로부터 내 자신이 피해를 입을텐데 어찌하여 스스로 방일(放逸)한고. 졸음과 망상 두 마구니가 침입하지 않던가? 남의 시은(施恩)을 지고 그 은혜를 갚았는가? 그림의 떡이 능히 배부르게 하던가? 범부가 성인되려고 하는데 누가 막던가? 삼도(三途)의 괴로움이 그대의 집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닦지 않는가.


옛날 중국의 백낙천(白樂天)이 약산(藥山)스님을 만나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극치입니까?' 약산(藥山)스님이 대답하시기를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고 하였다. 백낙천(白樂天)이 '그런 말은 세 살 난 동자도 알 수 있습니다'하자 약산은 '그렇다. 세 살 난 어린애도 말로는 쉽지만, 여든 살 먹은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


이 말을 듣고 백낙천(白樂天)이 비로소 알아차리고 불교(佛敎)에 귀의(歸依)하였다.


신도들은 듣고 믿으라. 믿음[信]이 도(道)의 근원이요 공덕(功德)의 어머니이니라. 그리고 비구니들에게 한 마디 하겠는데, 무행승(無行僧)을 따르지 말라.



게송을 읊으시되,



가을바람 불어 흉금이 서늘하니


고목의 매미 울음 세월을 재촉한다


무상의 귀신이 차별을 두지 않으니


뒷날 어느 누가 상서를 바칠까.


金風吹動入新凉하니 古木寒蟬催老相이로다


無常殺鬼曾不饒하니 他日何人獻禎祥가




주장자를 들어 한 번 울리고 자리에서 내려오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