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열(李在烈) 거사에게
보내주신 성명서 건은 실로 분수 밖의 일이 아니요, 오로지 불교의 종지[佛宗]를 위한 일입니다. 설혹 여의치 않더라도 어찌 처벌당할 지경에까지야 이르겠습니까? 행여 괘념치 마시고 귀중한 몸을 잘 지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보양하는 장소는 금강산만한 곳이 없습니다. 이 몸밖에는 다른 것이 없다는 관념을 가지시고 석장을 동쪽으로 향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런 지경에 용심(用心)이 지나치면 큰 해가 몸에 미치게 되는 염려가 없을 수 없으니 잘 살피시어 후회가 없으시기를 천만천만 바랍니다. 나머지는 갖추어 말하지 않습니다.
1942년(壬午年) 6월 19일
痴衲 曉峰 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