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9.

무진처사(無盡處士)에게-효봉스님

무진처사(無盡處士)에게






영전했다는 소식 받고 멀리 옛 사람의 법문을 빌어서 축하를 드리고자 합니다.

옛날 한문공(퇴지退之, 불명은 백회百悔)이 조주 자사(趙州自斯)로 있을 때 태전선사(太顚禪師)에게 묻기를 '제자가 고을을 다스리는 데에 일이 많아 여가에 공부하고자 하오니 지시해 주십시오'하니, 선사는 침묵한 채 묵묵히 계시었습니다.

공(公)이 어쩔 바를 몰라 하던 차에 시자(侍者)가 죽비를 가지고 법상을 세 번 쳤습니다. 선사는 시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시자가 말하기를 '먼저는 정(定)을 움직이게 하고 나중은 지(智)를 내게 했습니다'하자 공은 이 말끝에 홀연히 깨달았습니다. 일어나 선사에게 예배드리고 말하기를 '스님의 가풍(家風)이 참으로 높아서 시자에게서 알아차렸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옛날의 백회(百悔)와 오늘의 무진(無盡)이 사람은 비록 예와 오늘이 있지만 법은 멀고 가까움이 없습니다. 생각이 없고 생각이 없지도 않은 곳을 향해 똑바로 가면 문득 한 생각이 서로 계합(契合)할 것인 즉 거기에서 본분사(本分事)를 마치게 될 것입니다.



一時 貧道 曉峰 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