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眞言)
1957년(丁酉年) 7월-『불교세계』 제2호 서문
그믐 달밤에 토끼뿔 지팡이를 짚고 한 걸음 내디딜 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 뒤에서 나를 불러 물었다.
'어디로 가는가?'
'부처 없는 곳으로 간다.'
'부처가 없는 곳이 어딘고?'
'머리를 돌려 저 백구(白鷗)에게 물어보라.'
그는 또 물었다.
'지금 세계 인류들이 물 속에 있으면서 목 마르다 외치니 무슨 까닭인가?
'격(隔)!'
이상의 일문 일답(一問一答)이 바로 불교(佛敎)의 참 면목[眞面目]을 드러낸 것이다.
불교정화불사 송(頌)
큰 집이 무너지려 하니
여럿의 힘으로 붙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