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己丑年) 1월 1일
상당법어-해인사 가야총림
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들어 법상을 세 번 울리고 말씀하셨다.
해는 새해[新年]요 달은 새달[新月]이며 날은 새날[新日]이니, 대중은 어디 한마디 새말[新言]을 해 보라.
대중이 말이 없자 한참 있다가 다시 말씀하시기를,
혜안(慧眼)으로 살펴보면 진(眞)이면서 속(俗) 아닌 것이 없고, 법안(法眼)으로 살펴보면 속(俗)이면서 진(眞) 아닌 것이 없으며, 불안(佛眼)으로 살펴보면 진속(眞俗)의 두 진리가 모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렇다면 삼안(三眼)이 미치지 못하는 경지는 어떤고?
대중이 말이 없자 한참 있다가 대중을 대신하여 이르시기를,
석가(釋迦)가 열반에 드니 미륵(彌勒)이 관(棺)에 들었도다.
법상에서 내려오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