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니경(伽彌尼經)
신수장경 : 1-439c
한글장경 : 중-1-68
남전장경 : s.42.6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알란다국에 노닐으시면서 파바리카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아사라천에 아들이 있어 이름을 가미니라 하고, 얼굴 모양이 뛰어나고 빛깔은 밝고 빛났다. 그는 밤이 새어 이른 아침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가미니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은 스스로 잘난 척하여 약간의 하늘을 섬기었나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목숨을 마치면 그는 능히 자재롭게 좋은 곳으로 오가면서 그를 천상에 나게 하나이다. 세존은 법의 주인이시라,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중생으로 하여금 목숨을 마치거든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가미니여, 나는 너에게 묻노니 아는대로 대답하라. 가미니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한마을에 어떤 남녀가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가지 착하지 않은 업도(業道), 이른바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너희들 남녀는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않은 업도, 이른바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리라.'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그런데도 여러 사람이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서 천상에 날 수 있겠느냐."
가미니는 여쭈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찬탄하시어 말씀하시었다.
"착하다.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그런데도 만일 여러 사람이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요구했기 때문에,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서 천상에 날 수 있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다. 거기에 어떤 사람이 큰 무거운 돌을 그 물 속에 던져 넣었다.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것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원컨대 돌아 떠나오라'고 말하였다. 가미니여, 어떠한가. 이 큰 무거운 돌이 어찌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 인연으로 하여 나올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하였는데, 만일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좋은 곳에 가고, 천상에 날 수 있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른바 이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는 검은 것으로서, 검음의 갚음이 있어 자연히 밑으로 내려가 반드시 악한 곳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니라.
가미니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마을 가운데 어떤 남녀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에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너희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가미니여, 너희 뜻에는 어떠하냐.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으며,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런데, 어찌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은 찬탄하시어 말씀하셨다.
"착하다,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런데, 만일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난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미니여, 이른바 이 열 가지 선한 업도는 흰 것으로써, 흰 갚음에 있어 자연히 위로 올라가 반드시 좋은 곳에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는데, 거기서 어떤 사람이 타락기름병을 물에 던져 부수면 부서진 병조각은 밑으로 가라앉고 락기름은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에는 이른바 몸의 추한 빛깔과 사대(四大)의 요소는 부모에게서 생겼고, 옷과 밥으로 자라나고 앉고 눕고 안마하며 목욕하고 굳세게 만드는 것, 이것은 다 부서지는 법이요, 이것은 없어져 다하는 법이며, 떠나고 흩어지는 법이다. 그의 목숨이 끝난 뒤에는 혹은 까마귀와 새가 쪼으고, 혹은 호랑이와 승냥이가 먹으며, 혹은 태우거나 묻히어 모두 티끌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의 마음의 의식은 항상 믿음에 쬐이고, 정진과 지식과 보시와 지혜에 쬐이며, 그는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자연히 위로 올라가 좋은 곳에 나게 된다.
가미니여, 저 생물을 죽이는 사람은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는 데 있어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삿된 소견을 떠나 바른 소견을 얻는데 있어서도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어떤 것이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는가. 이른바 8지(支)의 거룩한 길이다. 바른 소견과 내지 바른 정(定)이니, 이것을 8지라 한다. 가미니여, 이것이 이른바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가미니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