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0.

윤 고암산사-결제법어

결제법어


주장자를 일으켜 세우고 말씀 하시되

이 도리는 성인도 아니요 범부도 아니니라

물 들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아니하여

물을 뿌리나 묻지 않고 바람이 부나 들어가지 않는다.

겁화(劫火. 겁이 멸할 때 일어나는 불)가 타나 항상 스스로 평등하고

허공에 쌓였으나 그 다운데 있도다

한없는 겁이 다 한들 무엇이 섭하리요

겁겁에 서리 바람 뼈에 사무치네.

[반야경]에 부처님께서 "너희들 중생이 무상 정각을 깨닫고자 하는 자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깊은 지혜를 밝혀 자각할지니라."고,

 [법집요송경(法集要誦經)에 부처님께서
"뱃사공은 배를 잘 다스리고 무사는 활을 잘 쏘며, 목수는 재목을 잘 다듬으며,지혜있는 사람은 본심을 잘 깨달아라."고 하셨다.

이제 구순(旬) 구십일의 동안거에 들어가 참선 참선 정진하는 사람들은 세 가지 요긴한 것을 갖추어야 할 것이니 즉,

첫째 큰 신심을 발하여 9순동안에 해태하이 없이 산과 같이 움직이지 말아야 할 것이요

둘째 큰 분심(憤心)을 일으켜 꼭 이번 동안거 결제에는 불조와 같이 될 것을 맹세할 것이며,

셋째 큰 의심으로서 행하고 머물고 앉고 누우며, 또한 말하고 움직임에 있어 화두를 한결같이 하여 잠자지 않고 밥먹음을 잊는 경계에 도달하면 확연히 본래의 면목을 크게 깨치리라.


밝은 한 물건이 천지를 덮어

내외에 두루 찾아도 코 끝도 보이지 않네

생각하는 뜻이 다 하여도 어지할 수 없구나

그대는 아는가 염화시중을 수긍하지 않는 뜻을.


천리를 바라고자 할진대

다시 한층 높은 누각에 올라갈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