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니경(伽彌尼經)
신수장경 : 1-439c
한글장경 : 중-1-68
남전장경 : s.42.6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알란다국에 노닐으시면서 파바리카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에 아사라천에 아들이 있어 이름을 가미니라 하고, 얼굴 모양이 뛰어나고 빛깔은 밝고 빛났다. 그는 밤이 새어 이른 아침에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있었다. 가미니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은 스스로 잘난 척하여 약간의 하늘을 섬기었나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목숨을 마치면 그는 능히 자재롭게 좋은 곳으로 오가면서 그를 천상에 나게 하나이다. 세존은 법의 주인이시라,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중생으로 하여금 목숨을 마치거든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시었다.
"가미니여, 나는 너에게 묻노니 아는대로 대답하라. 가미니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한마을에 어떤 남녀가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가지 착하지 않은 업도(業道), 이른바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너희들 남녀는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여 열 가지 착하지 않은 업도, 이른바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리라.'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그런데도 여러 사람이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서 천상에 날 수 있겠느냐."
가미니는 여쭈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찬탄하시어 말씀하시었다.
"착하다.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했다. 그런데도 만일 여러 사람이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요구했기 때문에,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좋은 곳에 가서 천상에 날 수 있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다. 거기에 어떤 사람이 큰 무거운 돌을 그 물 속에 던져 넣었다.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것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원컨대 돌아 떠나오라'고 말하였다. 가미니여, 어떠한가. 이 큰 무거운 돌이 어찌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 인연으로 하여 나올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악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 곧 생물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며, 사음을 행하고 거짓말을 하며 내지 삿된 소견을 성취하였는데, 만일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를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좋은 곳에 가고, 천상에 날 수 있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른바 이 열 가지 선하지 않은 업도는 검은 것으로서, 검음의 갚음이 있어 자연히 밑으로 내려가 반드시 악한 곳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니라.
가미니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냐. 만일 마을 가운데 어떤 남녀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하자.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에 만일 여러 사람이 와서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하면서 '너희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너희들은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가미니여, 너희 뜻에는 어떠하냐.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으며,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런데, 어찌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날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은 찬탄하시어 말씀하셨다.
"착하다,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런데, 만일 여러 사람이 각각 합장하고 그들을 향해 칭찬하고 축원했다고 해서, 그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악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난다는 것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미니여, 이른바 이 열 가지 선한 업도는 흰 것으로써, 흰 갚음에 있어 자연히 위로 올라가 반드시 좋은 곳에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미니여, 그것은 마치 이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못이 있는데, 거기서 어떤 사람이 타락기름병을 물에 던져 부수면 부서진 병조각은 밑으로 가라앉고 락기름은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가미니여, 저 남녀들은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고 그러면서 묘한 법을 행하며, 열 가지 선한 업도를 성취하여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떠나고 삿된 소견을 끊어 바른 소견을 얻었다. 그들이 목숨을 마칠 때에는 이른바 몸의 추한 빛깔과 사대(四大)의 요소는 부모에게서 생겼고, 옷과 밥으로 자라나고 앉고 눕고 안마하며 목욕하고 굳세게 만드는 것, 이것은 다 부서지는 법이요, 이것은 없어져 다하는 법이며, 떠나고 흩어지는 법이다. 그의 목숨이 끝난 뒤에는 혹은 까마귀와 새가 쪼으고, 혹은 호랑이와 승냥이가 먹으며, 혹은 태우거나 묻히어 모두 티끌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의 마음의 의식은 항상 믿음에 쬐이고, 정진과 지식과 보시와 지혜에 쬐이며, 그는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자연히 위로 올라가 좋은 곳에 나게 된다.
가미니여, 저 생물을 죽이는 사람은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는 데 있어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과 사음과 거짓말과 내지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삿된 소견을 떠나 바른 소견을 얻는데 있어서도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다. 가미니여, 어떤 것이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는가. 이른바 8지(支)의 거룩한 길이다. 바른 소견과 내지 바른 정(定)이니, 이것을 8지라 한다. 가미니여, 이것이 이른바 다시 동산으로 가는 길과 위로 오르는 길과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가미니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785. 광설팔성도경(廣說八聖道經)
신수장경 : 2-203a
한글장경 : 잡-2-314
남전장경 : cf.m.117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위에써 말씀하신 것과 같다. 다른 것은)
"어떤 것이 바른 소견인가. 바른 소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소견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소견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소견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만일 그가 보시와 주장이 있음을 보고, 나아가서는 이 세상에 아라한이 있어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안다면, 그것이 이른바 세간의 바른 소견으로서, 세속에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소견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가. 이른바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번뇌가 없는 생각과 서로 알맞아, 법을 가리고 분별하고 구하여 깨달음과 지혜로 깨닫고 관찰한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소견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뜻인가. 바른 뜻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그것은 탐욕을 뛰어난 깨달음·성냄이 없는 깨달음·해치지 않는 깨달음이니, 이것이 이른바 세속의 바른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인가.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번뇌가 없는 생각과 서로 알맞아, 마음 법을 분별하고 스스로 결정하여 뜻으로 알고 헤아리고 세어 뜻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뜻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말인가. 바른 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이른바 그 바른 말은 거짓말·두말·나쁜 말·꾸밈말을 떠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세속의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인가.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삿된 생활인 입의 네 가지 행과 다른 여러 가지 입의 나쁜 행 즐기기를 버리고, 그것을 멀리 떠나 번뇌가 없이, 굳이 집착해 쓰지 않고 거두어 가져 범하지 않되, 때를 지나지 않고 한계를 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세간을 뛰어 난 성인의 바른 말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어떤 것이 바른 행위인가. 바른 행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계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을 떠난 것이니, 이것이 세속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가.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삿된 생활인 몸의 세 가지 나쁜 행과 다른 여러 가지 몸의 나쁜 행을 즐기기를 버리고, 번뇌가 없어 즐겨 집착하여 굳이 행하지 않으며 잡아 가져 범하지 않되, 때를 지나지 않고 한계를 넘지 않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행위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바른 생활인가. 바른 생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의복·음식·침구·탕약을 법다이 구하고 법답지 않은 것이 아니니, 이것을 이른바 세속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모든 삿된 생활에 대해 번뇌가 없어, 즐겨 집착해 굳이 행하지 않고 잡아 가져 범하지 않되, 때를 지나지 않고 한계를 넘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활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방편인가. 바른 방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정진하고 방편으로 뛰어나기를 바라면서 굳게 서고, 만들고 정진하기를 능히 견디어 마음과 법으로 거두어 잡아 언제나 쉬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세속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가. 성인의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번뇌가 없는 생각과 서로 알맞아, 마음과 법으로 정진하고 방편하여, 부지런하고 뛰어나기를 바라면서, 굳게 서고 만들고 정진하기를 능히 견디어, 마음과 법으로 거두어 잡아 언제나 쉬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방편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생각인가. 바른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만일 생각을 따르고 생각을 소중히 알며 생각을 기억하되, 망녕되지 않고 헛되지 않으면, 이것이 이른바 세속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인가.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으로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번뇌 없는 생각과 서로 알맞고, 만일 생각을 따르고 생각을 소중히 알며 생각을 기억하되, 망녕되지 않고 헛되지 않으면, 이것이 이른바 세간의 뛰어난 성인의 바른 생각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선정인가. 바른 선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의 바른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요, 하나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속의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가. 만일 마음이 어지럽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데 머물러 거두어 잡아, 고요히 그치고 삼매에 들어 한 마음이 되면, 이것이 이른바 세속의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있어 좋은 세계로 향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가. 성인의 제자는 괴로움을 괴로움이라 생각하고, 모임·없어짐·길을 모임·없어짐·길이라 생각하여, 번뇌가 없는 생각과 서로 알맞아, 마음과 법으로 어지럽거나 흩어지지 않는 데에 머물러, 거두어 잡아 고요히 그치고 삼매에 들어 한 마음이 된다. 이것이 이른바 세간을 뛰어난 성인의 바른 선정으로써, 번뇌와 취함이 없고, 바로 괴로움을 없애어 괴로움의 끝으로 향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43-1. 마혈천자문팔정품 1
신수장경 : 2-756a
한글장경 : 증-2-239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마혈천자는 조용할 때에 세존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사뢰었다.
"저는 아까 이렇게 생각하였나이다. '땅에서 걸어 이 세계 끝에까지 갈 수 있는가.' 나는 지금 세존님께 여쭙나이다. 걸어서 이 세계 끝에까지 갈 수 있나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무슨 뜻으로 그렇게 묻는가."
천자가 사뢰었다.
"저는 옛날 어느 때 바가범천에 갔었나이다. 그 때에 그 범천은 나를 보고 '잘 오셨오. 마혈 천자여, 여기는 하염없는 경계로서 생·노·병·사가 없고, 끝도 처음도 없으며 근심·걱정·고통·번민이 없다.'고 말하였나이다. 나는 그 때에 생각하였나이다.
"이것은 열반 길인가. 왜 그러냐 하면 열반에는 생·노·병·사와 근심·걱정·고통·번민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계 끝인가. 만일 세계 끝이라면 걸어서 세계 끝에 갈 수 있는 것이로다.'라고."
세존께서 말하셨다.
"너는 어떠한 신통을 가졌는가."
천자가 사뢰었다.
"마치 활을 잘 쏘는 역사의 화살이 걸림이 없어 날아가는 것처럼 제 신통도 그와 같이 걸림이 없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마치 활을 쏘는 네 사람이 각각 사방을 향해 활을 쏠 때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사방 화살을 땅에 떨어지기 전에 거두어 잡으려 한다면 어떤가. 천자야, 그 화살을 땅에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그 사람을 매우 빠르다고 생각하는가.
천자야, 알라. 저 위의 해와 달 앞에 첩보 천자가 있다. 그는 가고 오며 나아가고 그침이 저 사람보다 빠르다. 그런데 해와 달의 궁전은 그보다 더 빠르며 저 천자와 해와 달의 빠름을 합쳐도 33천의 빠름보다 못하고 33천의 빠름은 야마천의 빠름보다 못하다. 이와 같이 모든 하늘이 가진 신통은 서로 따르지 못하느니라.
비록 네가 지금 가진 신통한 힘이 저 하늘들과 같아서 한 겁에서 또 한 겁, 내지 백 겁 동안 가더라도 세계의 끝까지는 갈 수 없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세계의 경계는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천자야, 알라. 나는 먼 옛날 일찍 선인이 되어 네 이름과 같이 이름을 마혈이라 하였다. 나는 애욕이 이미 다하여 허공을 날아 다니되 아무 걸림이 없었다.
그 때의 내 신통은 남과 달라 손가락을 퉁기는 사이에 그 사방 화살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거두어 잡을 수 가 있었다. 때에 나는 그런 신통을 가지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신통으로 세계의 끝까지 갈 수 있을까'고. 그래서 세계를 걸어 가 보았지마는 그 끝에까지 갈 수 없었다.
그러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덕과 업을 부지런히 닦아 깨달음을 이루고 나무 밑에 단정히 앉아 옛날에 지난 일을 생각하였다. 그 때에 나는 선인으로서 그런 신덕으로서도 세계의 끝에까지 갈 수 없었는데 또 무슨 신통으로 그 끝에 까지 갈 수있겠는가. 때에 나는 다시 생각하였다. '반드시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을 가야 생·사의 끝에 까지 갈 수 있다.'고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바른 소견·바른 다스림·바른 말·바른 업· 바른 생활·바른 방편·바른 생각·바른 삼매니라.
천자야, 알라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은 세계의 끝까지 알았고 만일 미래 세상에 여러 불세존이 나타난다면 그들도 이 성현의 길로 말미암아 세계의 끝까지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계의 끝까지 가 보려 하여
아무리 걸어도 다 할 수 없네
이 땅덩이 헤아릴 수 없나니
그것은 신통으로 미칠 수 없네.
범부들은 부질없이 마음을 내어
그 중에서 곧 미혹을 일으키고
참되고 바른 법을 알지 못하여
다섯 가지 길에서 굴러다니네.
성현들의 저 여덟 가지 길
그것은 건너가는 배가 되나니
모든 부처님 그 길을 닦아
이 세계의 끝을 알았느니라.
장차 오는 세상에 나타날 부처님
저 미륵과 같은 그 부처님들도
또한 이 여덟 가지 길을 행하여
이 세계의 끝에까지 가리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을 닦아
밤이나 낮이나 익혀 행하면
곧 저 하염없는 곳에 이르리.
때에 마혈 천자는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을 듣고,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가 다해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때에 천자는 그 날로 갖가지 아름다운 하늘 꽃을 여래 위에 흩으면서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랫 동안 생·사에 굴러 다니며
이 세계를 건너려 하여
이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은
알지도 보지도 못했네.
이제 나는 이 진리를 보고
또 여덟 가지 길을 들음으로써
끝의 끝까지 이르게 되었나니
여기는 모든 부처님 가신 곳이네.
세존께서는 그 천하의 말을 '옳다'하셨다. 천자는 세존께서 '옳다'하심을 보고 곧 세존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에 천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18-3. 참괴품 3
신수장경 : 2-587c
한글장경 : 증-1-160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언제나 법을 보시하고 음식 보시를 좋아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너희 들은 지금 과보의 도움이 있어서 내 제자들로 하여금 법을 공경하고 이끗을 탐내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 끗을 탐내면 곧 내게 큰 허물이 있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중생들은 법을 분별하지 못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할 것이요,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면 다시는 열반에 이르지 못할 것이니, 네게는 곧 부끄러움이 있을 것이다. 그 까닭은 이른바 여래 제자는 이끗을 탐내어 법을 행하지 않고 법을 분별하지 못하여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바른 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요, 세존의 가르침을 비방하면 다시는 열반의 길에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너희 비구들이 법의 보시를 생각하고, 재물의 보시를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이름이 사방에 펴지게 될 것이요, 법을 공경하고 재물을 탐내지 않으면 거기에는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왜 그러냐 하면 여래 제자는 법의 보시를 좋아하고 재물의 보시를 탐내지 않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법의 보시를 생각하고 재물의 보시를 좋아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나는 이 이치를 말하였다. 그러면 무슨 뜻으로 나는 이 사실을 말하였는가."
비구들은 사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자세히 그 이유를 말씀해 주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옛날 어떤 사람이 나를 청해 공양하였다. 그래서 내게는 버려야 할 남은 음식이 있었다. 그 때에 마침 멀리서 온 두 비구가 있었다. 몸은 매우 피로했고 얼굴은 파리하였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 남은 음식이 있어 버리려고 한다.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을 면하라'고. 때에 한 비구는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남은 음식이 있어 버리려고 한다. 필요하거든 마음대로 먹고 시장을 면하라고 하신다. 설사 우리가 그것을 먹지 않더라도 그 음식은 깨끗한 땅이나 물에 버려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가져다 먹고 시장을 면하고 기운을 얻자'고.
그 때에 비구는 다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법의 보시를 행하고 재물 보시를 행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보시 가운데에는 재물 보시 보다 나은 것은 없지마는 그 중에도 법의 보시가 최상이라고 하셨다. 나는 지금 종일 먹지 않더라도 견딜 수 있다. 구태여 시주의 복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그래서 그 비구는 곧 단념하고 그 밥을 먹지 않았으므로 몸이 매우 고달팠으나 목숨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 때에 둘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남은 음식이 있어서 버리려고 하신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가져다 먹지 않으면 매우 곤란을 당할 것이다. 이제 저것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운을 얻으면 이 밤을 편히 지낼 것이다'고. 그래서 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기운을 차리고 밤을 편히 지냈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그 둘째 비구는 그 밥을 가져다 먹고 허기를 면하고 기운을 얻었지마는, 먼저 비구의 공경할 만하고 높일 만하며 매우 존중할 만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비구는 오래도록 좋은 이름이 멀리 퍼지고 만족할 줄 아는 계율을 성취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법의 보시를 배우고 재물 보시를 배우지 말라. 내가 앞에서 말한 이유는 이런 사실에 있는 것이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그 때에 비구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그 요령만 간략히 말씀하실 뿐 널리 해설하시지 않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고요한 방으로 들어가셨다. 지금 이 대중 가운데는 누가 그 간단한 뜻을 널리 해설할 수 있겠는가'고. 그리고 다시 생각하였다. '지금 저 존자 사리불은 세존의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 우리는 저사리불에게로 가자'고.
그들은 곧 사리불에게로 가서 서로 인사하고 한 쪽에 앉아 세존에게서 들은 일을 모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이 때에 사리불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이끗에 탐착하여 법을 수행하지 않는 것이며, 어떤 것이 세존의 제자로서 법을 수행하기를 탐내고 이끗을 탐내지 않는 것인가."
비구들은 아뢰었다.
"우리들은 먼 데서 와서 그 뜻을 묻고 수행하려 합니다. 존자 사리불님은 그 일을 감강할 수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들에게 그 뜻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요."
사리불은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나는 그대들을 위해 그 뜻을 널리 설명하리라."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사리불은 말하였다.
"세존의 제자로서 배워야 할 것은, 고요하고 생각이 편안한 것인데, 성문 제자들은 그렇게 배우지 않는다. 세존의 가르치심은 없애야 할 법인데, 비구들은 그것을 없애지 못한다. 그래서 그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우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하여야 할 일은 즐겨 행하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곧 익혀 행한다.
그래서 여러 장로 비구는 세 가지 알에 부끄러움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은 항상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는데 성문들은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의 부끄러움이 있다. 세존은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는데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의 부끄러움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장로 비구들의 부끄러움이 있다.
여러분, 중년 비구도 세가지 일에 부끄러움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은 항상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는데 성문들은 그렇게 배우지 않으니 거기에 중년 비구의 부끄러움이 있다. 세존은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는데 그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니 거기에 중년 비구의 부끄러움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중년 비구의 부끄러움이 있다.
여러분, 젊은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부끄러움이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 제자는 항상 고요한 곳을 즐겨 하시는데 성문들은 그렇게 배우지 못하니 거기에 젊은 비구이 부끄러움이 있다. 세존은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는데 그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애지 못하니 거기에 젊은 비구의 부끄러움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켜 뜻이 전일하지 못하니 거기에 젊은 비구의 부끄러움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여러분이 재물에 탐착하고 법을 탐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어떤 것이 비구가 법에 탐착하고 재물을 탐내지 않는 것입니까."
사리불은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세존께서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면 성문들도 고요한 곳을 즐겨하고, 세존께서 그 법을 없애라고 하시면 비구들은 그 법을 없앤다. 그래서 게으르지 않고, 어지럽지 않으며, 행하여야 할 것 일은 곧 닦아 행하고, 행하지 않아야 할 것은 곧 행하지 않는 것이다.
여러분, 장로 비구는 세 가지 일에 명예가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께서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면 성문들도 고요한 곳을 즐겨한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다. 세존께서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면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앤다.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전일하면 거기에 장로 비구의 명예가 있다.
여러분, 중년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명예가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께서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면 성문들도 고요한 곳을 즐겨한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다. 세존께서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면 비구들은 곧 그 법을 없앤다.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다.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중년 비구의 명예가 있다.
여러분, 젊은 비구도 세 가지 일에 명예가 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세존께서 고요한 곳을 즐겨하시면 젊은 비구도 고요한 곳을 즐겨한다. 거기에 젊은 비구의 명예가 있다. 세존께서 그 법을 없애라고 가르치시면 젊은 비구는 곧 그 법을 없앤다. 거기에 젊은 비구의 명예가 있다. 그 가운데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뜻이 항상 전일하면 거기에 젊은 비구의 명예가 있다.
여러분, 탐욕은 병이요, 큰 재앙이다. 성내는 것도 또한 그렇다. 탐욕과 음심과 성냄을 없애면 곧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모든 얽맴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간탐과 질투도 매우 큰 병으로서 그 번뇌는 사람을 불사르고 볶으며 교만이 끈덕지게 따른다. 허환하여 참답지 않고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것은 바른 마음을 해치는 음욕을 버리지 못하고 난 체와 제 잘난 체를 버리지 못한다. 만일 이 난 체와 제 잘난 체를 버리면 곧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재혜가 생겨 온갖 얽맴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비구들은 아뢰었다.
"존자 사리불님, 어떻게 하면 중도를 얻어,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맴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됩니까."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여러분, 성현의 여덟 가지 길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바른 소견·바른 다스림·바른 말·바른 행위·바른 생활·바른 방편·바른 생각·바른 삼매이다. 여러분, 이것이 이른바 성현의 중도로서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온갖 얽맴을 풀고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